틈새를 채우는 사랑
청년 시절,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는 기억이 하나 있습니다. 무더운 여름 저녁 예배와 사역을 마치고 모두가 떠난 뒤였습니다. 그 자리에, 누군가가 홀로 남아 바닥에 엉켜 있는 마이크 선과 케이블을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감아 정리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아무도 보지 않는 시간을 우연히 목격하게 된 것입니다. 항상 정돈된 예배당만 보았는데 그것은 그 형제의 보이지 않는 헌신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그 뒷모습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목회를 하고 있는 지금도 감동을 받는 부분은 이런 광경을 목격할 때입니다.
목회를 하다 보니 교회의 사역에는 이처럼 많은 ‘틈새’를 보게 됩니다. 멀리서 보면 문제없이 돌아가는 듯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들여다보면 곳곳에 헌신의 손길을 기다리는 빈틈들이 보입니다. 그것을 방치하면 언젠가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흔히들 건강하지 못한 교회는 “교인들이 말할 때는 주인처럼 말하고, 일할 때는 손님처럼 행동합니다.”고 합니다. 그러나 건강하고 생명력이 넘치는 교회는 눈에 보이지 않는 필요를 채우려는 헌신들이 이어집니다. 예배 후 엉킨 전선을 정리하는 손길, 새가족들에게 웃어주는 밝은 미소, 외로운 사람들에게 슬그머니 다가가 주는 일, 뒷정리 안된 화장실을 깨끗이 하는 일, 식당 구석에서 방치된 것들을 정리하는 땀방울들이 모여 교회의 틈새를 촘촘하게 메울 때, 교회는 비로소 세상이 줄 수 없는 따뜻함을 느끼게 됩니다.
2월 첫 주에는 사역 헌신 주일을 계획합니다. 사역 헌신의 목적은 모든 회원 교인이 자신의 사역을 하나씩 가지도록 하여 교회 사역의 틈새를 채우기 위한 것입니다. 교회 틈새를 채운다는 의미가 사역을 동참하지 않는 교인들이 동참을 해보자는 의미도 있고, 아무도 헌신하지 않는 사역에 헌신을 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생각하는 “틈새” 는 결국 ‘교회 사랑’ '영혼사랑'입니다. 목자 목녀들이 목장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낀 것이 목장 식구들 위해 먼 거리 마다하지 않고 픽업을 해주기도하고, 아픈 성도를 위해 음식을 들고 달려가기도하고, 한 영혼을 안타까워하며 기도하는 모습에서 교회는 사역이 아닌 사랑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금주의 한마디
다음 주에는 서리집사 재헌신이 있습니다. 2025년도에 서리집사로 임명받으신 분들은 재헌신을 해주시고, 신임으로 헌신하시는 분들도 서리집사로 헌신해 주시기 바랍니다.